18세 선거권, 18세 피선거권, 16세 정당 가입… 달라진 청소년의 정치적 권리만큼 ‘청소년 시민권’의 범위도 넓어졌을까?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
청소년도 사회 구성원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청소년은 ‘이미’ 시민이다. 하지만 청소년은 시민과 비(非)시민을 나누는 경계에 위태롭게 서 있다. ‘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간다’, ‘중2병’,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이’ 같은 관용적⋅차별적 표현처럼,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은 사회 바깥에 있는 존재로 여겨지거나 포함되어 있어도 의미 있는 존재로는 간주되지 못하는, 심지어 때로 유령과 다름없는 신세였다. 한 공동체 내에서 몫과 권리를 보유한 자를 시민으로 정의한다면, 청소년은 본인의 시민의식이 높고 낮음과 상관없이 ‘아직’ 시민이 아니다.
청소년이 시민다운 시민으로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려면 새로운 질문이 필요하다. 바로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는 ‘예비 시민’인 청소년을 어떻게 시민으로 성장시켜야 하는지를 묻는 게 아니다. 청소년이 제대로 시민의식을 가질 수 있게 교육하자는 이야기도 아니다. ‘청소년은 어떻게 시민이 되는가’라는 질문은 다음 두 가지를 묻는다. 청소년이 시민으로 인정받으려면 청소년의 일상, 정치, 학교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그리고 청소년 스스로 자신이 시민임을 자각하려면 어떤 만남이 필요한가.
《우리는 청소년-시민입니다》는 법이나 사회가 청소년을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시민이 되어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뒤흔든 이들의 경험과 혜안을 등불 삼아 청소년이 어떻게 시민이 되는지를 밝힐 해답을 찾아 나간다.